차창으로 정류장 벤치에 앉은 남자가 목도리를 감는다.
언젠가 광고영상으로 잠시 봤지만 기억하지 못했던 매듭묶기를 눈 앞에서 보다.
오! 가을날 득템했다.
일상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어찌보면 버스 노선에서 정류장 하나 지난 것일 수 있다.
적어도 목적지가 바뀐 건 아닌가보다.
두려움은 컸어도 깊은 곳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걸 보니.
저마다의 인연으로
타고 내리고 옆에 앉고 졸다가 부딪고 깨우고 물어보고 관찰하고 하면서
버스는 계속 가던 길을 갈 것이고,
언젠가 영원히 버스를 내리게 될 때
나도 당신을 웃게하는 풍경이자 배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0.10.16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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