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사람이 방금 빵을 만들어 내 놓았다. 책 읽듯 제빵 작업도 매우 진지하다. 누구보다 팔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님께서 제일 좋아하신다. 큰 효도를 하고 있다. 가까운 이들에게 나누는 빵들은 마음의 거리를 좁혀주고 따스하게 데워준다. 거리농성장에 밥으로 연대하는 ‘밥통’을 벗들과 함께 구상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지난했던 토론과 설득과 고민의 시간들을 곁에서 보았다. 많은 벗들이 십시일반 마음과 시간을 내어 수 많은 농성장에 연대하는 모습들은 장엄한 파도와 같았다. 나는 무엇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나도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아직 무엇도 작은 숨결도 닿지 않았다. 도움을 요청조차 못하고 스러지는 어린 생명들의 소식을 날마다 쏟아지게 접하면서 마음은 급하고 몸은 아직 멀다. 어느 생명이든 물과 햇빛과 사랑이 깃든다면 저마다의 빛을 발할 것이다. 그 햇빛과 바람이 지나는 길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2021. 1. 27
우리동네연구소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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