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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우리동네연구소

[꿈틀대기] 나를 불편하게 하는 말 ‘사회적 약자’!

최종 수정일: 2021년 8월 28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가진 힘은 강력하다. 말…….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고 쓰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 말은 한 사람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어 행동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그 말들 중에서도 우리가 사회 속에서 공공연히 쓰이고 있는 ‘사회적 약자’라는 말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사회적 약자’의 사전적 의미로는, ‘신체 또는 인지 기능이 다른 사람보다 약한 사람을 포함하여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 일반 주류 구성원들에게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차별을 받거나 받는다고 느끼는 집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말은 차별을 받거나 받고 있는 집단을 보호해야 함을 말하고자 할 때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여성, 아동, 장애인을 얘기할 때 ‘사회적 약자’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사전적 의미의 사회적 약자로 해석한다면, 이들은 차별을 받거나 받는다고 느끼는 집단이 되는 것이다. 그 차별적 대우가 도움주고 배려를 해준다는 것이기에 좋은 의미로 느껴지겠지만, 생각을 달리해 보면 보호의 대상, 약한 대상, 힘없는 대상,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대상, 그러기에 차별적 대우로서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바로! 이 부분이 나는 불편하다.


‘사회적 약자’라는 그룹 속에서 자칫 그들을 ‘차별적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그리하여 차별적 대우를 받는 존재로도 인식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인식이 역으로 작용하여 ‘약한 존재’로 사람들의 심리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불공평한 차별이나 그로인한 학대가 마치 나약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작용되어 온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 그룹에 속해진 자는 자의가 아닌 사회적 언어에 의해서, 스스로조차 보호받고 힘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것은 아닌가……. 남성이 여성을, 부모가 아동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귀속된 존재이거나 보호가 있어야만 하는 약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그들을 위해서 만든 말이, 오히려 그들이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되지 못하는 말로 왜곡되어 진 것은 아닌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여성단체는 여성이 남성의 보호가 필요한 약한 존재가 아닌,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여 년 동안 투쟁해왔다. 사회 전반에 깔려있던 가부장적이고 남성 권력적이던 언어들을 바꾸기 위한 운동 역시,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남자는 여자를 보호해 줘야해’, ‘미망인’, ‘출가외인’, ‘집사람’, ‘솥뚜껑운전’, ‘안 넘어오면 일단 자빠뜨려’ 등은 여성을 남성에게 마치 귀속된 존재처럼 남성의 보호가 없으면 살아나가지 못할 존재로 인식되도록 하는 언어들이었다. 이러한 일상적인 단어들을 바꾸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치열하게 가부장적 사회 구조와의 싸움을 해야만 했다. 이는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했던 ‘말’ 하나가 사회의 인식을 만들게 되고,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행동을 만들게 됨을 알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라는 말도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이를 대신할 다른 말을 고민해 봐야 되지 않을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어디든 부족한 부분은 각자 가지고 있다. 그렇게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서 살아나갈 뿐이지 않은가. 사회가 ‘사회적 약자’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존재가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인식되는 말로 이젠 바꿔야 한다!

나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양정인이라는 ‘사람’입니다.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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